► immortalize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빌 게이츠(Bill Gates)를 상당히 멸시했다는 것은 유명한 얘기이다. 스티브 잡스가 빌 게이츠를 대놓고 무시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일화가 “Untold Stories About Steve Jobs by Friends and Colleagues (친구들과 동료들이 들여주는 스티브 잡스에 대해서 못다 한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스티브 잡스가 죽고 난 이후인 2012년 10월 21일 자 포브스(Forbes) 기사로 소개된 적이 있다. 참고로 스티브 잡스는 2011년 10월에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1986년 가을 빌게이츠는 약속을 잡고 스티브 잡스가 창업한 회사인 NeXT Compluters 사무실에 스티브 잡스를 만나러 왔다. 그 해에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주식 상장(IPO)에 성공한 빌 게이츠는 말 그대로 테크 계통에서는 그야말로 떠오르는 신성이었다.
그 당시 Next Computers에서 일하던 소프트엔지니어 직원이었던 Randy Adams는 스티브 잡스가 자기 큐비클에서 앉아서 별로 바빠 보이지도 않았는데 빌 게이츠를 로비에서 한 시간에 기다리게 그냥 두었다고 한다.
이 사건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사소한 일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간 복잡하고 미묘한 경쟁관계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 일화로 간주된다. 스티브 잡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맥킨토시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던 중 나중에 애플의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를 도용해 윈도우(Windows)를 출시했다고 여겨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고 한다.
실리콘 밸리에서 그 둘간의 팽팽한 경쟁과 긴장관계는 전설 같은 이야기이다. 스티브 잡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은 창의적이지도 않고, 스타일도 구리다면서 "취향(taste)"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고까지 말했다. 빌 게이츠도 나름 스티브 잡스가 같이 일하기 힘든 스타일이라고 여겼지만, 잡스의 제품 디자인과 마케팅 능력만큼은 인정했다. 그렇지만, 스티브 잡스는 코딩을 할 줄 모른다며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아주 젬병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둘 중 결국 승자는 누구였을까? 천하의 마이크로소프트 CEO인 빌 게이츠를 한 시간이나 기다리게 한 사건 이후 대충 10년이 지난 1997년 애플은 파산에 직면한 상황이었다. 결국 스티브 잡스는 자존심을 다 버리고, 굴욕적이지만, 빌 게이츠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써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에 1천5백만 달러를 투자하고, 맥킨토시용 윈도우를 개발하기로 약속하면서 애플을 구해주는 구원투수가 되었다. 하지만 1997년 보스턴에서 열린 맥월드 컨퍼런스(Macworld conference)에서 스티브 잡스가 이 사실을 공지하는 자리에 빌 게이츠는 직접 자리에 나오는 대신 위성 화면으로만 등장했다.
“Bill, thank you. The world’s a better place."
-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간 통화 중 -
스티브 잡스가 이후 빌 게이츠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감사를 표한 사실이 1997년 8월 18일자 타임 매거진 표지에 크게 "박제"되었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이 성공하기 위해 꼭 마이크로소프트를 눌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애플이 잘해야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잡스가 죽기 전 말년에 그 두 사람의 관계는 매우 가까워졌다고 한다. 빌 게이츠는 잡스가 병상에 있는 동안 여러 차례 잡스를 방문했다고 알려져 있다. 또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1955년 같은 해에 태어나기도 했다. 같은 해에 태어난 두 사람이 애플과 윈도우라는 컴퓨터 산업의 양대 산맥을 세운 거물들이 되었다는 것도 정말 우연 치고는 놀라운 일이다.
그리고, 빌 게이츠는 잡스가 죽은지 10년도 더 지난 지금 시점에도 많이 늙기는 했지만, 건강한 모습으로 최근 "Source Code"라는 제목의 회고록도 내면서 아직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그럼 본론으로 돌아와서 요즘에 우리나라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박제하다"는 영어로 어떻게 표현해야 가장 가까운 의미와 어감을 전달할 수 있을까?
말 그대로 "박제 동물"에서처럼 쓰는 의미의 박제는 영어로 "stuffed anmimal"처럼 "stuffed"를 쓴다. 하지만, 이 단어는 동사 "stuff"는 "채우다"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박제라는 행위 중 박제물 껍데기 안을 채우는 것에 집중한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가 요즘 흔히 쓰는 "박제하다"는 흘러가는 행위와 시간을 마치 사진을 찍어서 순간을 그대로 "보존"한다는 의미로 말 그대로 어느 한 순간이 잊혀지거나 부정될 수 없도록 영원한 증거로 남기는 행위를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의미에서는 동사 "stuff"로는 같은 의미로 두 언어가 그대로 교환되지 않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어로는 "immortalize"라고 해야 우리말의 "박제하다"라는 의미가 전해진다. 말 그대로 순간을 영원하도록 "불멸화"시키는 것이다.
► "immortalize" 사용 예시
- The photographer's iconic shot of the protest immortalized the courage of the demonstrators.
그 사진작가의 상징적 샷으로 시위자들의 용기를 박제했다. - The filmmaker hoped to immortalize the band's legacy with a documentary that would last for generations.
그 영화감독은 수 세대를 지속할 다큐멘터리로 밴드의 유산을 박제할 수 있기를 바랬다. - The artist painted a picture to immortalize the beauty of the landscape.
그 예술가는 그림을 그려 풍경의 아름다움을 박제했다. - The historic event was immortalized in a bestselling book that people still read today.
그 역사적 사건은 사람들이 지금도 읽는 베스트셀러에 박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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