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자초하다"를 영어로?

ktiffany 2025. 2. 17. 03:21

► of one's own making

미국의 스피커 회사로 Sonos (소노스)가 있다. 아직 제품이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출시되지는 않아서 많은 사람들이 잘 알지는 못하겠지만, 영국, 독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지역에서도 잘 나가는 스피커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Sonos (소노스)는 고품질 무선 스피커와 멀티룸 오디오 시스템 지원, 스포티파이(Sportify)나 애플 뮤직(Apple Music) 등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와도 통합 연동되고, 사용이 쉽고, 가격 대비 높은 수준의 음질, 스피커계의 애플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세련되고 심플한 디자인으로 미국의 다른 세계적 스피커 회사인 보스(Bose)와 차별화되었다. 

<코스트코(Costco) 홈페이지>
<코스트코(Costco) 홈페이지>

 

보스(Bose)가 미국 동부 매사추세츠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반면, Sonos (소노스)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산타 바바라)에 본사를 두고 있어 왠지 실리콘 밸리와 가깝고, 그래서 더 테크 컴퍼니 같은 세련된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또한, 2017년 Sonos (소노스)는 이케아(IKEA)와 손잡고, 이케아 가구에 소노스의 기술을 접목시키는 협업을 하기로 하였으며, 실제로 이케아 가구점에서 이케아용 소노스 스피커(SYMFONISK)를 개발해서 팔고 있다. 그리고, 소노스 스피커는 미국 코스트코 매장에서도 일부 모델이 판매되고 있다. 그러니, 미국이나 세계적으로 거대한 유통채널과도 파트너십을 맺고 있을 만큼 인정받는 스피커 브랜드이다.

<IKEA (이케아) 홈페이지>

 

2020년 소노스는 여러 방에 흩어져 있는 스피커의 오디오를 싱크시키는 기술 특허 침해 관련으로 구글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고, 내용적으로 보면 얼마나 소송 실익이 있었는지는 판단이 필요하지만, 법률적으로만 보면 구글 같은 거대회사와의 소송에서 승소했다. 양사 간 그런 분쟁으로 인해 소노스 스피커는 아마존 알렉사(Amazon Alexa)의 음성 인식을 지원하는 반면, 구글 보이스 어시스턴트(Google Voice Assistant)는 지원하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이 회사는 큰 위기에 봉착해 있다. 그리고, 이 회사의 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소노스에서 제조한 스피커의 품질 같은 문제가 아니라, 그 스피커를 구동하는 앱(App) 때문이다. 지금도 소노스가 만드는 스피커 제품은 품질이 좋고, 심지어 최근에 출시한 Sonos Arc Ultra 같은 TV용 사운드바 같은 경우는 동급 최고 제품으로 인정받을 만큼 호평을 받고 있다. 쉽게 표현하자면 예전 같으면 스피커는 좋은데 그 스피커를 조종하는 리모컨 때문에 회사가 휘청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휴대폰에 있는 앱으로 돌아가는 세상에 살고 있으니, 이것이 매우 단순화시킨 비유이긴 하지만, 개의 꼬리가 몸통을 흔들고 있는 모양새는 분명하다.  

<코스트코(Costco) 홈페이지>

소노스는 2024년 5월 자사 스피커를 구동하는 앱을 살짝 업데이트하는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앱을 내놓았다. 그런데, 그 앱이 나오자 마자 문제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기존에 존재하고 잘 되고 유용한 기능들이 더 이상 지원이 안되거나, 에러가 나는 등 문제가 한 두 개가 아니었다. 음악 라이브러리에 접속이 안되거나, 슬립 타이머, 심지어는 앱 다운로드 같은 기본적인 기능들이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외부인이 보기에는 정말 미스터리 한 일이다. 제품이든 앱이든 새로 출시한 제품에서 문제가 있을 수는 있다. 그런데, 대부분은 어느 정도 사용 중에나 발견되는 것들이다. 왜냐하면 모든 제품이라는 것은 당연히 출시 전 테스트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큰 회사에서 일반인이 하루만 사용해 봐도 알 수 있을 이슈들을 그대로 방치한 채 앱을 출시하는 의사결정이 어떻게 날 수 있었던 것인지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이 앱 재앙은 대재앙을 뜻하는 Apocalypse (아포칼립스)에서 따온 App-ocalypse (앱포칼립스)라고 부르기도한다. 말 그대로 앱 대재앙인 것이다. 이런 경영진의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소비자들과 직원들이었다. 소비자들이야 가장 먼저 이를 느꼈을 것이고, 2024년 8월 소노스는 전체 직원의 6%에 해당하는 100명의 직원들을 정리해고(lay-off)했다. 하지만, 소노스의 그 당시 CEO Patrick Spence가 앱 출시에 대한 실수를 제대로 인정한 시점은 2024년 10월이었고, 그에 대한 책임으로 내놓은 안은 겨우 자신과 고위 경영진의 상여금 포기였다. 직원을 100명이나 해고한 CEO가 상여금 포기로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여준 리더십의 사례이다. 결국 Spence는 2025년 1월이 되어서야 Tom Conrad로 교체되었다.

 

지금도 소노스 앱은 구글 앱스토어에서 별 3개를 겨우 넘겨 받고 있고, 25년 2월에도 문제가 있다는 사용자 댓글들이 계속 달리고 있다. 

 

 

 

소노스 앱으로 인한 회사의 위기는 순전히 자초한 일이다. 동부에 있는 경쟁회사 보스(Bose)가 위협한 것도 아니고, 고객들의 요구로 앱을 개편한 것도 아니다. 그냥 혼자 걸어가다 자기 발에 걸려 넘어진 꼴이다. 포브스(Forbes)도 "The Sound of Failure at Sonos"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정확히 "자초하다"라는 표현을 썼다. 이 표현은 영어로 "of one's own making"이다. "자초"는 결국 "스스로 부르다"라는 뜻인데 이를 막상 영어로 뭐라고 하나 생각해 보면 정말 난감하다. "of one's own making"에는 "부르다"라는 의미가 있는 단어가 아예 들어있지 않을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스스로 부르다"라는 의미로 영작하려 하는 순간이 영어가 콩글리시(Konglish)가 되는 순간이다.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고, 외워서 쓰면 된다. 

 

Sonos—the much-maligned home audio company—continues to find itself ensnared in a crisis entirely of its own making.

(매우 잘못된 가정용 오디오 회사인 소노스는 완전히 자초한 위기에서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 포브스(Forbes)의 2024년 8월 24일자 인터넷 기사 中 -

 

► "of one's own making" 사용 예시

1. The problem is of his own making, since he never asked for help when he needed it.
    그는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문제는 그가 자초한 것이다. 
2. She was in trouble because it was a mistake of her own making.
   그녀는 그것이 자초한 실수였기 때문에 곤경에 처했다.
3. The disaster was of their own making - they didn't plan properly for the event.
   그 재앙은 그들이 자초한 것이다. 그들은 그 행사를 제대로 계획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4. The mess in the kitchen was of my own making.
   부엌이 엉망인 것은 내가 자초한 것이다.
5. He couldn’t blame anyone else for his failure - it was a situation of his own making.
  그는 자신의 실패에 대해 남탓을 할 수 없다. 그것은 그가 자초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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