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분 1개 시원하게 뚫어주는 영어표현

"외워서"를 영어로?

ktiffany 2025. 2. 24. 02:04

너는 그 곡 외워서 연주할 수 있어?

>> Can you play the piece f_ _ _ memory?

 

너는 그 곡 외워서 연주할 수 있어?

>> Can you play the piece from memory?

 

<필자 사진> Hélène Grimaud (엘렌 그리모): 카네기홀(2024년 12월 10일)

 

피아노나 바이올린 등 대형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협연자들은 대부분 악보를 외워서 연주한다. 이런 악보 암기를 "암보"라고 한다. 그런데, 협주곡이 아니더라도 교향곡의 경우에도 많은 지휘자들이 악보 없이 전곡을 지휘하는 경우도 꽤 많이 볼 수 있다. 왠만한 교향곡의 길이가 40분 이상이고, 유명한 배토벤 9번 교향곡 합창의 경우 74분 내외, 말러(Malher)의 9번 교향곡 같은 경우 거의 90분에 육박하는 긴 곡을 악보를 외워서 지휘한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그러면, 악보를 "외워서" 지휘하는 것을 영어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conducting from memory"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외워서"를 영어로는 "from memory"라고 한다. 뭐 쉬원 단어로 구성된 2단어짜리 숙어표현이라고 생각하면 그만인 일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영어와 우리말의 큰 차이에 대한 시사점을 엿볼 수 있다. 영어와 우리말이 차이를 말하자면 다들 첫 번째가 어순이라고 말하고, 그것이 우리가 영어를 배우는데 큰 장애물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어순 때문에만 영어가 어려운 것은 아니다. 다른 차이로는 영어는 1개의 문장에는 동사가 한 번만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무슨 말인가 싶기도 하지만, "나는 그 곡을 외워서 연주한다."라는 문장을 보자. 이 문장에는 동사가 두번 등장한다. "외우다"와 "연주하다"이다. 물론 이 문장의 주서술부는 "연주하다"이긴 하지만, 아무튼 동사는 두번 등장한다. 영어에서는 이렇게 한 문장 안에서 동사를 여러 번 쓰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런데 한국인의 입장에서 이 두 동사를 모두 영어로 처리하려고 하니 난감해지고, 영어답지 않은 문장을 만들어 내게 된다. 예를 들어, "I play the piece by memorizing it."정도도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문장에서는 한국어 문장에서와 같이 "play"와 "memorize"라는 두 동사가 같이 있다. 틀린 표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영어다운 문장도 아니다.

 

영어다운 문장을 생산해내기 위해서는 우리는 의식적으로라도 동사 대신 "명사"와 "전치사"를 결합한 "전치사구"와 같은 표현을 찾아서 활용해보려는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 "memorize"에서 파생한 명사는 "memory"이다. "memory"는 품사가 명사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기억하다"라는 동사적 의미를 이미 내포하고 있는 명사이다. 그래서 위의 문장은 다시 "I play the piece from memory."라고 표현하면 문장이 더 간결하면서도 정말 영어같은 느낌이 나는 문장이 된다.또 다른 예로 "그는 아버지를 기리며 그 책을 썼다."라는 문장의 경우에도 "기리다"라는 동사가 등장하는데, 이 "기리다"를 한국어와 같이 영어에서 이에 대응되는 동사를 찾으려 하지 말고, 명사를 포함한 전치사구로 처리할 수 없을지 의식적으로 고민해보는 것이다. 이 문장의 경우에는 "He wrote the book in memory of his father."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런 것을 의식하기 시작하면 영어문장의 구조가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던 한 문장 안에서 동사를 여러 번 허용하는 우리말과 다른 영어이기에 겪어야 했던 한국인로서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하고 겪어야 했떤 고통이 이제 이해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from memory : 외워서

If you can sing Backstreet Boys from memory, you are old.

백스트리트 보이즈 노래를 외우서 부를 수 있으면, 나이 든 거지.

In a new study, UCLA psychologists found that almost none of their subjects could draw the Apple logo correctly from memory.

새로운 연구에서 UCLA의 심리학자들은 실험대상자들의 거의 대부분이 애플이 로고를 외우서 정확히 그릴 수 없었다는 것을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