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우리 엄마의 안부를 물으셨다.
>> My teacher asked a_ _ _ _ my mom.
선생님이 우리 엄마의 안부를 물으셨다.
>> My teacher asked after my mom.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웃으며 안부를 물어요"
- 가수 별의 노래(나윤권 듀엣) "안부" 中 -
가수 별의 노래 "안부"에서는 헤어진 연인에게 아무렇지 않은 듯 그냥 친구처럼 안부를 묻는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안부는 이처럼 전 연인에게도 해야 하는 중요한 치레인 것이다. 안부를 묻기도 하지만, 내 안부를 전하기도 한다. 한국 사람의 정(情)은 정말 영어로 설명하기도 힘든 개념으로 번역을 포기한 단어이기도 했는데, 결국 정(情)은 초코파이인 것으로 밝혀지긴 했지만, 안부도 정만큼이나 우리나라에만 있는 개념인가 싶다. 왜냐하면 영어 단어로는 정확히 "안부"에 대응하는 명사가 딱히 마땅한 게 없기 때문이다. 어떤 언어문화에서 추상적이라도 서로 공유되는 개념이 있다면 이것은 명사가 존재할 확률이 크다. 그런데, 영어에는 우리말의 "안부"와 딱 일대일로 대응할 만한 명사 단어가 없다는 말이다.
국어사전에서는 "안부(安否)"를 어떤 사람이 편안하게 잘 지내고 있는지 그렇지 아니한지에 대한 소식. 또는 인사로 그것을 전하거나 묻는 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 사람들이라고 서로 안부를 안묻겠는가? 매일 귀가 따갑게 듣는 영혼 없는 인사 "How are you doing?"이 결국 안부를 묻는 것 아닌가?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영어에 "안부"라는 명사는 찾기가 어렵지만, "안부를 묻다"라는 의미의 동사구는 존재한다. 바로 "ask after"이다. 사실 세상에는 물어볼 일이 천지이니까 "ask about"은 수없이 듣고 쓰는 표현이지만, 비슷하게 생긴 "ask after"는 아마 자주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또 이상하게도 "look after"는 문법책 같은 데서도 암기를 강요하는 숙어이다. 강요하는 김에 우리말에서 잘 쓰는 "안부"를 생각해서 "ask after"도 같이 외우라고 하면 좋았을텐데 싶다.
하여튼, 여기에서 "ask after"와 "look after"가 비슷한 맥락에서 전치사 "after"를 쓰고 있다. "look after"는 "~를 돌보다/보살피다"라는 뜻인데, "after"에는 "사랑/관심"이 묻어난다. "ask after"에 있는 "after"이런 뉘앙스가 담겨있다. "사랑/관심"이 있으니까 안부를 묻는 것 아니겠는가? "ask about"은 나의 호기심, 정보 습득을 목적으로 건조하게 "취조"하는 것일 수 있지만, "ask after"는 기본적으로 내가 아닌 사람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물어보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말의 명사가 맡을 역할을 전치사가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은 중요한 영어의 특성이다. 우리에게 전치사는 어렵지만, 전치사에 안부를 묻지 않으면 영어를 다음 단계로 끌어올리기는 힘들 것이다.
▶ ask after : 안부를 묻다
Tell your mother I was asking after her.
엄마한테 내가 안부 묻더라고 말씀드려.
He greeted us warmly and asked after our families.
그는 우리를 따뜻하게 맞이해주고, 우리 가족의 안부를 물었다.
Did she ask after me in her letter?
그녀가 편지에 내 안부를 물었어?
Jenny rang earlier and asked after you.
제니가 일찍 전화와서, 네 안부를 묻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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