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새해 결심은 결국 죽도 밥도 안되었다.
>> My New Year's resolution came to _ _ _ _ _ _ _.
내 새해 결심은 결국 죽도 밥도 안되었다.
>> My New Year's resolution came to nothing.
He deals the cards as a meditation
And those he plays never suspect
He doesn't play for the money he wins
He don't play for respect
He deals the cards to find the answer
The sacred geometry of chance
The hidden law of a probable outcome
The numbers lead a dance
(그는 명상으로 카드 패를 돌린다.
그리고, 그가 같이 플레이하는 사람들은 결코 의심이 없다.
그는 따는 돈 때문에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존경받으려고 플레이하는 것도 아니다.
그는 답을 찾기 위해 카드 패를 돌린다.
신성한 우연의 기하학
가능한 결과의 숨겨진 법칙
숫자들이 춤을 이끈다.)
- Shape of My Heart (1993) by Sting 가사 中 -

스팅(Sting)의 노래 "Shape of My Heart"는 카드 패를 돌리는 사람의 이야기도 시작한다. 돈과 명예가 아니라, 그저 명상처럼 도박을 한다는 것이다. 스팅의 노래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영화 "타짜"에서 보는 아귀, 짝귀 같은 이미지는 전혀 없고, 철학적이고 숭고하기까지 하다.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폴 세잔(Paul Cezanne)의 그림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바로 "The Card Players"이다. 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주인공들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도박쟁이들의 모습과는 완전히 동떨어져 세상 진지하고 근엄하기 짝이 없다. 실제 문헌이나 자료를 확인한 바는 없지만, 스팅은 아마 폴 세잔의 "The Card Players"에서 자신의 노래에 대한 영감을 받지 않았을까 한다. 이 그림은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스팅이 이 그림의 존재를 분명히 알고 있었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폴 세잔은 남부 프랑스의 Aix-en-Provence라는 작은 도시에서 태어났는데, 그의 아버지는 원래 모자를 만들어 팔다가, 모자의 소재인 토끼털이 돈이 되는 것을 알고, 토끼를 파는 사업으로 돈을 벌다가 은행까지 사들여 재력있는 은행가로 탈바꿈한 그야말로 수완 좋은 사업가였다. 폴 세잔은 그림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자수성가한 사업가인 아버지가 그런 돈 안 되는 공부를 좋아할 리가 없었고, 그는 결국 법대에 진학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법공부에 취미가 있었을 리 없고, 그는 우리가 지금 아는 바와 같이 화가가 되었다. 결국 법대는 안 가니만 못하고, 그의 법공부는 결국 죽도 밥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그가 다니던 법대 맞은편에는 Saint Sauveur 성당이 있었는데, 그는 법대 대신에 그 성당에서 더 많은 영감을 얻었다. 그는 또한 종교적으로 상당히 심취한 예술가이기도 했다. 이 성당 겉면에는 마리아 막달레나(Mary Magdalen)의 조각도 세겨져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나중에 마리아 막델레나를 프레스코화로 그리기도 했는데, 이 벽화는 지금은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으로 옮겨져 있다.

성당에 새겨진 마리아 막달레나 말고, 또 이 성당이 영감을 준 것이 있었으니, 바로 그 성당의 정문 아치이다. 폴 세잔은 "The Card Players"를 소재로 총 5점을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고, 그중 한 작품은 역대 열 손가락에 꼽는 어마어마한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다섯 작품 중 두 작품을 미국에서 볼 수 있는데, 하나는 뉴욕이 메트 뮤지엄에 있고, 또 하나는 필라델피아의 반스 재단(Barnes Foundation)에서 소장하고 있다. 메트 뮤지엄의 그림은 상당히 작은데 반해, 반스 재단에 있는 그림은 꽤 큰 사이즈의 그림이다.

이 그림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모두 폴 세잔의 아버지가 구입한 Jas de Bouffan 저택에서 일하던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물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는 폴 세잔이 물려받은 집이기도 하다. 폴 세잔은 이 집 자체를 소재로 그림을 여러 점 남기기도 했다.

어쨌든 다시 돌아와서 "The Card Players"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정중앙의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등이 구부정하게 서로 마주보고 있는데, 이 구도가 폴 세잔이 법대에 다닐 때 매일 마주했을 Saint Sauveur 성당의 정문 아치의 모양과 흡사한 것을 알 수 있다. 그가 그림에서 묘사한 카드 게임하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면 어둡고, 조용하다. 마치 성당에서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가장 세속적인 카드 게임에서 그는 종교를 표현한 것처럼 보인다.

이 "The Card Players" 그림들 뿐만 아니라, 야외에서 목욕하는 사람들을 표현한 "The Large Bathers"에서도 나무들이 성당의 아치와 같은 구도를 이루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는 마치 가장 인간적이고 세속적인 장면에서 아무런 관계도 없을 것 같은 종교적 의미를 표현한 것 같다.

놀랍게도, 필라델피아에 간다면 반스 재단과 그 지척에 있는 필라델피아 미술관에서 폴 세잔의 유명한 "The Card Players"와 "The Large Bathers"를 하루 만에 다 둘러볼 수 있다.
스티브 잡스는 그가 다니던 Reed College를 중퇴하는데, 그에게 애플 컴퓨터의 아름다운 서체(font)에 영향을 준 것은 그가 심지어 중퇴 후에 청강해 학점도 딸 수 없는 수업 포스터를 보고 청강한 서체(calligraphy) 강의 수업이었다. 폴 세잔도 법대에 가서는 얻은 게 없었는지 모르지만, 그는 그 앞에 있는 한 성당에서 큰 영감을 받았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그가 법대에 간 것도 "결국 죽도 밥도 안된 것"은 아니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우리가 "결국 죽도 밥도 안되다"라고 말하고 싶을 때 영어로는 아주 간단하게 "come to nothing"이라고 하면 된다. 매 연초에 새해 결심이 삼일도 안되서 "결국 죽도 밥도 안 되는" 것처럼 되는 경우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표현이다. 굳이, 같은 표현을 만들어 내기 위해 죽이나 밥을 영어로 옮겨가며 영작을 하려 노력할 필요는 없다.
▶ come to nothing : 결국 죽도 밥도 안되다
His corner kick in the final minute came to nothing.
최종 순간에 얻은 그의 코너킥은 결국 죽도 밥도 안되었다.
All my plans came to nothing.
모든 나의 계획은 결국 죽도 밥도 안되었다.
However, all of that came to nothing.
그러나, 그 모는 것은 결국 죽도 밥도 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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