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작이 바로 되는 한국인이 말하고 싶었던 영어표현

"때를 기다리다"를 영어로?

ktiffany 2025. 4. 3. 00:09

 

나는 그 회사에 나를 위한 자리가 날 때까지 때를 기다리겠다.

>> I will b_ _ _ my time until a spot opens for me at the company.

나는 그 회사에 나를 위한 자리가 날 때까지 때를 기다리겠다.

>> I will bide my time until a spot opens for me at the company.

 

사기회음후 열전에 전하는 이야기로 회음후의 동네 불량배 소년이 마음속에 품은 큰 뜻을 품어 항상 칼을 차고 다니던 한신(韓信)을 보고 놀리며,  “네가 비록 키가 커서 칼을 차길 좋아하나 속 좁은 겁쟁이일 뿐이다.”라고 모욕 주었을 뿐만 아니라, “네가 죽일 수 있다면 그 칼로 나를 찔러 죽이든지, 그럴 수 없다면 내 가랑이 밑으로 지나가라.”라고 하니, 한신은 결국 몸을 구부려 가랑이 밑으로 기어서 지나가 겁쟁이로 동네 웃음거리가 되었다. 훗날 유방의 부하로서 뛰어난 지략으로 초왕(楚王)의 자리까지 오른 한신은 신하들에게 이 일을 언급하면서 "모욕을 견디지 못하고 그를 죽였다면 죄인으로 쫓겼을 것이니 바짓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을 참아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라고 말하였다고 한다. 여기에서 과하지욕(胯下之辱)이라는 고사성어가 유래했다. 

 

중국까지 가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조선시대 흥선대원군도 헌종이 죽고 후사를 논의할 때 왕의 후보로 거론되던 사람이었으나, 강화 도령 철종이 즉위하자 자신의 몸을 보전하고 후사를 기약하고자 몸을 바짝 낮추고, 죽어 지냈다. 이후 대원군은 철종이 죽자 자신의 둘째 아들을 고종으로 즉위시키며, 왕의 뒤에서 권력을 휘두르는 실세 권력자로 나선다.

 

찰스 다윈이 말한 것도 "최고 잘난자의 생존(Survival of the best)"이 아니라,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이다. 주어진 환경에서 가장 잘 맞고, 최적화된 생명체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이 교훈은 인간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어느 곳에서나, 어느 때나 적합한 사람은 없다. 그것이야 말로 신의 영역이다. 우리는 우리의 시간이 올 때까지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 다만, 그냥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면서 기다려야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고, 때로는 치욕스러울지라도, 오히려 그런 치욕을 에너지로 삼아 더욱더 긴장을 늦추지 않고, 훗날을 기약해야 한다. 

 

그러면, "한신의 때", "흥선대원군의 때"처럼 "자신의 때를 기다리다"를 영어로는 어떻게 표현할까? "wait for my time"이라고 할까? 이 보다 더 좋은 관용 표현이 있다. 바로 "bide one's time"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bide"라는 동사가 특이하다. 이 동사는 "때를 기다리다"라는 관용표현에 쓰이는 것 말고는 다른 용도가 없다. 그저 "bide one's time"이라는 표현으로만 쓰이는 것이다. "bide"라는 동사야 말로 자기를 써주기를 기대하며 때를 기다리고 있던 동사인 것이다.

 

▶ bide one's time : 때를 기다리다
He wanted to ask for a raise, but bided his time.
그는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싶었지만, 때를 기다렸다. 
I am biding my time, waiting for the perfect moment to present my idea.
나는 내 아이디어를 제시할 완벽한 순간을 기다리며, 때를 기다리고 있다.
He bided his time for years, patiently honing his skills before launching his successful business.
그는 성공적으로 사업을 개시하기 전 인내심있게 기술을 갈고닦으며, 수년간 때를 기다렸다.
She bided her time, looking for the signs that would be good for her.
그녀는 그녀에게 유리한 신호를 찾으며, 때를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