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합격률"을 영어로?

ktiffany 2025. 2. 20. 04:08

▶ acceptance rate

 

 

우리말 맞춤법에서 늘 헷갈리는 것 중 하나가 "성장률"이냐 "성장율"이냐 "합격률"이냐 "합격율"이냐에서처럼 "율"을 써야 하는지 "률"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의 문제이다. 물론 같은 한자어가 두 가지 방법으로 발음되는 것에서 오는 혼동이다. 사실 우리가 늘 어려워 하는 것에 비해서 규칙은 간단한 편이다. 받침, 즉 자음으로 끝나는 단어에는 "률"을 붙이고, 받침이 없는 단어 즉 모음으로 끝나는 단어에는 "율"을 붙인다. 예외는 하나 "ㄴ" 받침의 경우에는 자음으로 끝나는 경우이지만 "률"을 붙인다. 이런 경우 대표적으로 헷갈리지 않는 단어 두 개만 외우면 복잡한 규칙은 접어둘 수 있다. 그 두 단어가 "비율"과 "전율"이다. 이 두 단어 예만 기억하면 "율"과 "률"을 앞에 두고 고민할 일은 없을 것이다.

 

로스엔젤레스 타임즈(Los Angeles Times)는 2019년 2월 6일자로 하버드 대학교 합격률보다 낮은 공무원 시험 합격률을 거론할 정도로 치열한 공무원 시험 열풍을 다루는 기획기사를 냈다. 2018년도 하버드 대학교 합격률이 4.59%였는데 공무원 시험 합력률이 2.4%이니 하버드 대학교 합격률의 거의 절반 수준이라고 한다.

최근 미국의 아이비리그 대학교 및 다른 명문대학들의 합격률은 10% 미만이지만, 꼭 아이비리그는 아니더라도 그 외에 다른 명문대학들의 합격률이 20%대만 되어도 굉장히 입학이 까다로운 것으로 인식된다. 수치만 놓고 보면 사실 우리나라 공무원 시험이 가장 합격률이 낮지만, 그렇다고 공무원 시험 합격할 정도면 하버드대학교도 넉근히 합격할 것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 것이다. 이것은 지원자의 풀(pool)이 처음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의 명문이 아닌 대학들도 명문대학들과 비슷한 낮은 합격률을 보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꼭 그 대학이 명문이 될 수 없는 것과 비슷한 논리이다. 공무원 시험 합격률과 하버드대학교의 합격률을 통계적 수치로 비교하는 것은 언론에서 써먹기는 좋은 방법이지만 사실 그 통계 뒤에 숨어있는 다른 요소들을 간과하게 하기 때문에 사람들을 호도하기에 안성맞춤이라 통계를 접하는 사람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그렇다 쳐도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엄청난 것은 사실이다.

미국인의 시선에서 본다면 한국의 공무원시험 열풍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미국에서 가장 경쟁력이 없는 분야가 공무원직(public sector)이다.  미국의 아마존(Amazon)이 그 넓은 미국 땅덩어리에서도 연 99 달러를 내는 프라임 회원들(Prime Membership)에게 하루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정도로 완전 경쟁을 하는 미국의 기업들(private sector)의 경쟁력은 높은 수준이지만, 미국의 공공분야의 서비스와 경쟁력은 형편없다. 이것은 미국에서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우선 자녀 출생 후 출생증명서만 받으려 해도 출생 후 한달 이상이 걸리고, 그 출생증명서를 떼러 법원에 가서도 긴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긴 시간 기다린 끝에 차례가 되서 면접한 공무원은 아직 출생신고서가 안나왔으니 일단 수수료 내고 신청서를 작성해 두면 나중에 우편으로 보내주겠다고 말하지만 이런 약속을 100% 믿어서는 안된다. 안 올 확률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또 출생 후 발급되는 사회보장카드(Social Security Card)도 우편으로 온다더니 함흥차사일 가능성이 다분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운전면허와 관련된 사항을 경찰청에서 관할하지만 미국은 DMV(Department of Motor Vehicles)라고 해서 차량관리국이 따로 있어서 운전면허 시험부터 면허 발급 등 차량과 관련된 대부분의 사항을 처리하는데 미국인들이 가장 가기 싫어하는 곳 중 하나가 DMV이다. 일단 DMV에 가면 아무리 간단한 일이라도 하루를 다 버릴 생각을 해야 한다. 긴 줄에 느린 서비스에 불친절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추고 있다. 게다가 운전면허용 사진을 찍어주는 수준도 머그샷(mug shot, 범죄용의자 사진)과 다를 바 없고, 미국 은행에서도 구경하기 어려운 번호표는 DMV에 가면 만날 수 있다.

하룻밤 만에도 전세계 배송을 해줄 정도로 빠르고 정확한 배송 서비스인 페덱스(Fedex)같은 배송회사를 만들어낸 미국이지만, 미국의 공공우편 서비스인 USPS(United States Postal Service)의 우편 배송은 느릴 뿐더러 도대체 보내긴 한 것인지 집앞까지 와서 분실된 것인지 모를 배달사고로 명성이 높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물건이 오지 않아서 주문업체에 USPS로 오는 택배를 못받았다고 하면 대부분 그런가 보다하고 의심없이 주문한 물건을 다시 보내주거나 환불해주겠다고 할 정도이다.

이렇게 비효율적이고 불친절하고 경쟁력 없는 미국의 공공 서비스 분야는 악명도 높고 보수도 낮은 직업으로 대부분 아이비리그에 비견되는 미국 명문대생들이라면 졸업 후 공무원이 되어 공공분야(Public sector)에서 꿈을 펼치겠다고 말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게다가 미국 대통령이랑 정치인들이 몽니라도 부리면 중앙정부가 문을 닫고 무기한 무급휴가를 써야 하는 곳이 미국 공무원의 운명 아니던가? 그러니 한국의 공시생 열풍을 다룬 로스앤젤레스 타임즈의 기사는 미국인들에게 신선하고 흥미롭고 동시에 이해하기 어려운 특집 기사감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즈에서 공무원 시험 합격률과 하버드대학 합격률을 비교하면서 쓴 "합격률"이라는 단어는 "pass rate"이 아니라 "acceptance rate"이다. 영어에서 "pass rate"과 "acceptance rate"은 모두 "합격률"이다. 그럼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쉽게 말하자면 어떤 자리를 보장해주는 합격은 "acceptance rate"이라고 하고, 특정 시험을 통과하거나 해서 자리를 내어주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어떤 자격을 부여하거나 증명해주는 경우에는 "pass rate"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대학교에 합격하는 경우 입학이 허가되어 공부할 수 있게 해주고, 공무원 시험의 경우에도 합격하면 공무원으로 근무할 수 있는 자리를 내어준다. 이 경우에는 보통 "acceptance rate"을 쓴다. 반면 미국에도 있는 변호사 시험(Bar exam)처럼 변호사로 일할 수 있도록 자격만을 부여하는 경우에는 "pass rate"을 쓴다. 우리나라에서도 변호사 자격 시험이나 의사 자격 시험 같은 경우의 합격률은 "pass rate"이라할 수 있고, 판사나 검사로 임용되는 합격률이라면 "accpetance rate"이라고 할 수 있다.

▶ "acceptance rate" 사용례
At Harvard, the acceptance rate for legacy students is about 33%, compared with an overall acceptance rate of under 6%. 
하버드의 동문 자녀 학생 합격률은 6% 미만의 전체 합격률과 비교되는 약 33%이다.
legacy students:  동문 출신인 부모의 자녀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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