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문콕"을 영어로?

ktiffany 2025. 2. 22. 01:35

▶ door ding

 

필자가 운전면허를 따고 처음으로 구입한 차는 새차가 아니라 중고차였다. 중고도 연식이 아주 오래된 중고라 이미 신형 모델도 3세대나 더 나왔을 정도로 오래되고 낡은 차였는데, 전 주인이 낸 스크래치와 덴트(dent)부터 내가 추가로 낸 흠집까지 보태니 차에 상처가 없는 곳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날 아파트 주차장에서 차를 빼려고 하다가 윈드쉴드에 내 차를 긁었다며 연락처와 연락달라는 메모가 남겨져 있었는데, 원래 차에 상처가 하도 많아서 어디를 긁었는지 몰라 연락을 포기했던 적이 있다. 차마 도대체 어디를 긁으신거냐고 오히려 되묻는 것이 왠지 우습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필자가 운전면허를 따고 처음으로 구입한 차는 새차가 아니라 중고차였다. 중고도 연식이 아주 오래된 중고라 이미 신형 모델도 3세대나 더 나왔을 정도로 오래되고 낡은 차였는데, 전 주인이 낸 스크래치와 덴트(dent)부터 내가 추가로 낸 흠집까지 보태니 차에 상처가 없는 곳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날 아파트 주차장에서 차를 빼려고 하다가 윈드쉴드에 내 차를 긁었다며 연락처와 연락달라는 메모가 남겨져 있었는데, 원래 차에 상처가 하도 많아서 어디를 긁었는지 몰라 연락을 포기했던 적이 있다. 차마 도대체 어디를 긁으신거냐고 오히려 되묻는 것이 왠지 우습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필자는 지금도 주차난이 심각한 70년대에 건축된 오래된 아파트에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웃들이 주차하면서 앞범퍼 뒷범퍼 여기저기 조금씩 긁히지 않은 곳이 없는데 실제로 차를 긁었다며 연락을 주는 분들은 거의 없다. 필자도 범퍼에 작은 손상 정도는 이런 주차환경에서 용인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그냥 넘어간다. 범퍼는 원래 그러라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런데 사실 범퍼 뿐만 아니라 이미 문콕도 두 세군데가 생겼다. 범퍼는 그렇다 쳐도 문은 그러라고 있는 것은 아니라 범퍼에 난 상처와 문에 난 상처에 임하는 자세는 달라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같은 도시지만 서울은 로스엔젤레스, 뉴욕시 같은 곳과는 큰 차이가 있다. 뉴욕이나 로스엔젤레스도 인구밀도가 높고 큰 도시라고 할 수 있지만, 서울처럼 도시 전체가 건물이나 인구 밀도가 높지는 않다는 것이다. LA도 다운타운을 제외하면 인구나 건물 밀도는 그렇게 높지 않고, 뉴욕시도 맨하탄을 제외하면 서울만큼 복잡하지는 않다. 그런데 이런 대도시와 달리 서울은 전체가 건물 밀집도와 인구밀도가 높아서 사실상 서울은 다운타운이 따로 없고 도시 전체가 다운타운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도시 구조는 주차문제와 직결된다. 땅덩어리 넓은 미국이라고 하지만, 엘에이든, 뉴욕시든, 샌프란시스코든 다운타운 지역의 주차문제는 심각하고, 주차비도 살인적이다. 필자가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 호텔에 묶었을 때 투숙객임에도 불구하고 하루 65달러 정도의 주차비를 낸 적이 있다. 이런 사정은 엘에이나 맨하탄이나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런 도시들은 다운타운 지역만 벗어나면 주차공간 확보가 그렇게까지 어렵지는 않은데, 서울은 어딜 가나 주택이든 상가건물이든 주차문제가 심각하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의 주차선은 하나라도 더 그려 차를 수용하려다 보니 상당히 인색한 편이다. 거기다가 카니발 같은 차들 뿐만 아니라, 예전 같으면 주차공간 때문에라도 상상도 하지 않았을 오딧세이나 시에나 같은 차들까지 흔하게 볼 수 있게 될 정도로 차량이 대형화되면서 문콕유발자들이 많아지고 이로 인해 비좁은 주차공간에서 일어나는 접촉사고, 특히 문콕 사고가 사회이슈가 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주차공간을 여유있게 그리는 편이다. 심지어 문이 열리고 승객이 내리는 공간을 따로 표시하기 위해 선을 추가로 긋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주차공간에 여유가 있다 보니 주차 중 사이드미러도 따로 접지 않고, 실제로 이런 기능 자체가 없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 중 독일이나 한국 생산 차량은 자동으로 사이드미러를 접는 기능이 있지만, 미국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차량은 이런 기능을 넣지 않는다. 굳이 소비자들이 필요성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일본의 렉서스도 같은 모델이라도 한국 판매 차량은 전동 사이드미러 기능을 넣지만 미국 판매 차량은 이 기능이 빠진다. 소비자가 찾지 않는 기능을 빼서 원가를 절감하는 것이다. 그러니 미국에서 타던 차를 한국에 가지고 들어오면 이런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자동세차할 때 직접 창문 열고 사이드미러를 접거나 손이 닿지 않는 반대편 미러는 세차장 직원에게 좀 접어달라고 아쉬운 소리라도 해야하는 것이다.

 

이런 한국인들의 주차 애환을 짧게 표현하는 단어가 "문콕"이다. 워낙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상황이다 보니 사용빈도가 높은 단어가 된 것 같다. 그런데 "문콕"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진 과정을 보면 아마 국어학자들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문"이라는 명사에 "콕"이라는 부사를 결합해서 명사 취급하는 것은 우리나라 말에서 합성어를 만드는 방식이 아니다. 그러나 어찌 하겠는가? 이런 단어가 활발하게 유통되고 있는 것을...  이론이 어찌어찌 해도 언어는 현재 대중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언어가 갑질하게 되어 있는 것 아닌가?

주차공간이 비교적 여유가 있는 미국이라도 문콕 문제는 발생한다. 가끔은 주차공간이 미국답지 않게(?) 좁은 곳도 있고, 또 주차선에 맞추지 않는 비매너 주차의 경우 문을 열 공간이 좁아지는 상황으로 인해 문콕사고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미국이 총기의 나라이다 보니 문콕이 총기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가끔 기사에서 볼 수 있다. 애지중지하는 애마에 난 상처를 보고 격분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미국에도 "문콕"을 칭하는 별도의 표현이 있다. 바로 "door ding"이다. 차 표면이 충돌이나 충격으로 구겨지거나 홈이 파이는 것은 보통 "dent"라고 하면 되지만, 굳이 문이 콕 찍혀 나는 상처는 "ding"이라는 단어를 쓴다. "ding"은 우리말의 "콕"처럼 차 표면을 살짝 충격하는 것을 말한다. "ding"은 명사로도 쓰지만 바로 동사로 쓸 수도 있다. 예를 들어 "ding the door"하면 "문콕하다"가 된다.

 

▶ "door ding" 사용례
As a response to a customer's complaint about a door-ding dent, Elon Musk announced on Twitter that a "Tesla Sentry Mode" would come to cars equipped with Enhandced Autopilot capabilities. 
문콕 흠집에 대한 소비자 불만에 대응해 엘론 머스크는 개량된 오토파일럿 기능을 갖춘 차량에 "Tesla Sentry Mode"가 추가될 거라고 트위터 상에서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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