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스타벅스 굿즈"를 영어로?

ktiffany 2025. 2. 20. 03:57

merch

 

 

2024년은 스타벅스에 있어서 최악의 한해였다. 2004년 8월에는 스타벅스가 3분기 연속 매출이 떨어지면서 스타벅스 이사회는 CEO  Laxman Narasimhan를 1년 반 만에 몰아내고, 치폴레(Chipotle)의 CEO 브라이언 니콜(Brian Niccol)을 새 CEO로 영입한다. Brian Niccol이 새 CEO로 지명되었다는 뉴스만으로도 스타벅스 주가는 하루 만에 20% 넘게 올랐다. 그만큼 투자자들은 브라이언 니콜에 거는 믿음과 기대가 크다는 것을 반영한다. 

 

브라이언 니콜은 기본적으로 마케팅 전문가이다. 마이애미 대학교에서 엔지니어링을 공부했지만, 선택과목으로 마케팅 수업을 들은 것을 계기로 졸업 후에는 프록터 & 갬블(Procter & Gamble)에서 브랜드 매니저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나중에는 피자헛(Pizza Hut)을 거쳐 2011년 타코벨(Taco Bell)로 옮기고, 2015년에는 CEO 자리에 오른다. 

 

7달러짜리 버리토(burrito)를 팔아서 24조 달러 기업가치를 일구어내며 거의 불가능한 일을 해내고 입지전적인 기업으로 MBA 케이스 스터디 대상이 될 만큼 잘 나가던 치폴레(Chipotle)가 2015년 대장균(E. coli) 바이러스와 노로바이러스 사태까지 겪으며 브랜드 이미지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매출 뿐만 아니라 주가까지 폭락하던 치폴레는 2018년 자구책으로 창업자 CEO Steve Ells 자리에 브라이언 니콜을 들였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온라인 주문을 도입하고, 메뉴도 혁신하였을 뿐만 아니라, 운영도 효율화하면서 치폴레를 완전히 턴어라운드(turnaround)하는 데 성공했다. 2019년 7월에는 드디어 대장균(E. coli) 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 2015년 8월 찍었던 주가 정점을 넘어 758달러 고점까지 찍어 바이러스 이전의 치폴레로 돌아간 것이다. 그는 이제 치폴레에서의 성과로 요식업계의 스타 CEO가 되었고, 이제 스타벅스도 그에게 구원을 요청하는 손길을 뻗었고, 그는 흔쾌히 수락했다. 앞서 말한 대로 주식시장에서도 그의 영입을 크게 반기며, 스타벅스 주가 20% 상승이라는 메시지로 그를 대대적으로 환영했다. 

 

"First, Starbucks is a beloved brand with wonderful people. We are woven into the fabric of people’s lives and the communities we serve. Second, there’s a shared sense that we have drifted from our core. We have an opportunity to make the store experience better for our partners and, in turn, for our customers."

(첫째, 스타벅스는 훌륭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사랑받는 브랜드입니다. 우리는 사람들의 삶과 우리가 서비스하는 지역 사회의 일부분입니다. 둘째, 우리가  우리의 핵심에서 벗어나 표류하고 있다는데 공감대가 있습니다. 우리는 파트너, 그리고 나아가 고객들을 위한 매장 경험을 더 낫게 만들 기회가 있습니다.)

- Brian Niccol 스타벅스 CEO 메시지 中 -

 

그가 CEO로 취임 후 스타벅스 문제에 대한 그의 초기 진단은 한마디로 "초심을 잃었다(We have drifted from our core.)"는 것이다. 멋진 말인데, 문제는 위기의 기업을 구하러 온 CEO가 스타벅스 본사 가까이 살면서 출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는 캘리포니아의 뉴포트 비치(Newport Beach)에 사는데 스타벅스 본사가 있는 시애틀로 이주하지 않고, 1천마일(1,600 킬로미터)이 넘는 거리를 스타벅스의 기업전용기로 출퇴근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비행기로 CEO를 실어 나르는 비용도 엄청나기도 하겠지만, 이런 CEO의 행동이 스타벅스 직원들에게 어떤 동기를 부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 있다. 

 

아무튼 그는 초심의 스타벅스로 돌아가기 위한 일련의 계획들을 내놓고 있다. 우선 메뉴를 30% 축소해 단순화화 효율화를 높이고, 매장 내 고객에게는 머그컵을 제공하기로 하고, 직원들이 주문컵에 직접 손글씨를 써주는 것도 재도입했다. 그리고, 주문 후 고객 대기시간도 대폭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역시 마케팅 출신 전문가답게 "Hello Again"이라는 타이틀로 광고 마케팅도 진행한다. 

 

그런데, 브라이언 니콜이 꼭 하나 한국 스타벅스에서 배웠으면 하는 게 있다. 미국 스타벅스에는 없고, 한국 스타벅스에는 있는 한정판 스타벅스 굿즈이다. 물론 미국에서도 머그 같은 일반 굿즈들은 늘상 판매하고 있지만, 매번 한정판으로 기획해 품절사태를 만드는 한국판 스타벅스 굿즈는 미국보다 한국이 더 잘하고 있는 것 같다. 브라이언 니콜이 한국판 스타벅스 굿즈를 제대로 벤치마킹한다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 이제 본론으로 돌아와서 굿즈에 대해서 얘기해보자. 굿즈는 우리말이 아니라 분명히 goods라는 영어를 우리말 발음으로 표기한 것에 불과하다. 결국 "굿즈" 자체는 영어다. 그런데, "굿즈"를 영어로 뭐라고 하냐고 하는지 묻는 게 처음에는 의아하게 느껴진다. 문제는 미국인들은 "goods"를 한국에서 쓰이는 "굿즈"의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원래 "goods"는 "상품"이라는 의미로 우리가 쓰는 "굿즈"와 크게 의미가 벗어난 단어도 아니긴 한다. 그런데, 우리가 "상품"이라고 말할 때 "굿즈"라고 말할 때 느끼는 받아들이는 어감은 너무 다르다. "스타벅스 상품"이라고 말하는 것과 "스타벅스 굿즈"라고 말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사실 "굿즈(goods)"라는 단어를 제일 많이 접할 수 있는 곳은 경제학 교과서이다. 경제학에서 우리가 "재화와 서비스"라고 흔히 쓰는 용어 중 "재화"가 영어의 "goods"를 번역한 단어이다. 그러니, 미국인들 입장에서 "goods"는 매우 딱딱하고 교과서적인 단어로 느껴질 것이다. 마치 우리가 "스타벅스 재화"라고 말하면 너무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미국인들은 우리가 말하는 의미로 "굿즈"라고 할 때 "goods"를 쓰지 않고, "merch"라고 말한다. "merch" 자체로 "상품"이라는 의미의 "merchandise"를 짧게 자른 단어인데, 이미 "merch"가 너무 많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merchandise"와 "merch"가 서로 대체될 수 있는 단어가 아닌 사이가 되었다. 쉽게 말해 "merch"는 "merchandise"에서 태어났지만, 완전히 독립해서 다른 인격체가 된 것과 같다.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 홈페이지에도 관련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굿즈"는 일반 "상품"과 다르다. 연예인이나 특정 브랜드에서 특별한 마케팅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 사람이든 기업이든 그 그 브랜드와 매우 밀접하게 인식되는 특별한 상품이다. 그런 의미로 영어에서는 "merch"를 써야한다. "goods"라고 하면 미국인들은 아마 이해하기 어려워할 것이다.

<필자 사진> 뉴욕 맨하탄의 독립영화 상영관 Firehouse: DCTV's Cinema for Documentary Film의 굿즈 광고(2024년 2월 18일)

 

▶"merch" 용례

1. I bought some cool band merch at the concert last night.

  어제 밤 콘서트에서 멋진 밴드의 굿즈를 좀 샀어.
2. The store is selling new merch for the movie release this weekend.

  그 상점에서 이번 주말 영화 개봉하면서 새로운 굿즈를 팔아.
3. They’re offering exclusive merch online for a limited time only.

  온라인에서 한정 기간으로 단독판 굿즈를 팔아.
4. I saw a lot of people wearing the same merch from that popular YouTuber.

그 유명한 유투버 입은 거랑 같은 굿즈를 입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봤어.

'영어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콕"을 영어로?  (0) 2025.02.22
"합격률"을 영어로?  (0) 2025.02.20
"돌파구"를 영어로?  (0) 2025.02.19
"어폐"를 영어로?  (2) 2025.02.19
"대리운전"을 영어로?  (1) 2025.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