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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뽕"을 영어로?

▶ dazzle 필자가 건강 검진할 때 제일 못하는 것이 눈에 빛을 쏘는 백내장 검사이다. 매번 참지 못하고 눈을 깜빡거려 몇 번을 재시도하곤 하는데, 측정하는 간호사가 미안할 정도이다. 기계에서 쏘는 빛보다 빠른 속도로 눈을 먼저 감는 것을 보니 눈을 감는 속도가 빛보다 빠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런 눈 검사를 "눈뽕 검사"라고 한다. 영화 "맨 인 블랙(Man In Black, MIB)"에서 검은 수트를 입은 두 주인공들은 현장에서 일어난 일을 목격한 사람들의 기억을 제거하기 위해 레이저를 쏜다. 결국 "눈뽕"과 같은 것이다. 눈에 강한 레이저 빛을 쏘면 기억이 지워진다는 발상은 눈 검사할 때 눈뽕 좀 맞아본 사람의 머리에서 나왔을 법하다. 눈뽕을 맞으면 머리가 새하얏게..

영어로? 2025.02.09

20. 치명적 결투 장소가 최고의 뉴욕 스카이라인 뷰 포인트가 되다: 알렉산더 해밀턴(Alexander Hamilton)

짧은 일정으로 뉴욕 여행을 해야 할 때 사람들이 짜장 먹을까, 짬뽕 먹을까 하는 고민처럼 하게 되는 것 중 하나가 뉴욕 맨하탄의 전망대 중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에 갈 것이냐, 아니면 록펠러 센터 전망대인 탑 오프 더 락(Top of the Rock)을 갈 것이냐이다. 그럴 때 정답처럼 제시되는 논리 중 하나가 록펠러 센터 전망대를 가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에서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충분히 수긍이 가는 얘기이다. 뉴욕의 야경 중에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빠진다면 뉴욕의 야경이 완성되지 않는 듯한 찝찝한 느낌이 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1931년 완공되었는데, 전체 공사기간이 13개월에 불과하다. 사실상 뉴욕을 대표하는 빌딩이 ..

19. 귀차니즘으로 탄생한 뉴욕의 역사적 레스토랑: EAR INN (이어 인)

많은 사람들이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가면 네덜란드나 프랑스를 포함해 모네, 마네, 드가, 렘브란트 같은 유명 유럽 화가들의 작품에 먼저 눈이 가겠지만, 그래도 미국에 있는 미술관에 갔다면 꼭 미국관(American Wing)을 꼭 가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메트 미술관이야 그냥 미국의 미술관정도로 치부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한 유럽의 유명 화가들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미국 미술관이다 보니 역시 미국 작품들은 당연히 메트 뮤지엄이 최고일 수밖에 없다. 메트 뮤지엄에서도 이런 미국 작품들 중 단연 가장 유명한 작품을 꼽으라면 독일계 미국인 화가 엠마뉴엘 로이츠(Emanuel Leutze)가 그린 "Washington Crossing the Delaware (델라웨어강을 건너는 조지 워..

18. 혁명의 암호가 뉴욕의 로맨틱 레스토랑이 되다: One if by Land, Two if by Sea 와 Paul Revere

맨하탄 그리니치 빌리지, 정확한 번지는 17 Barrow Street인 이 2층 빌딩은 자타공인으로 맨하탄에서 가장 로맨틱한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인 One if by Land, Two if by Sea가 있다. 이 레스토랑은 이름도 길고 특이하지만, 건물 자체도 흥미로운 미국의 역사를 품고 있다. 사실 그 이름조차도 미국의 중요한 역사와 관련이 있다. 사실 이 건물은 1790년대 그 당시 뉴욕주 검찰총장 재직 시절 아론 버(Aaron Burr)가 마차와 말을 보관하던 마차 건물과 그에 부속된 마구간이었다. 그러나, 정적이던 알렉산더 해밀턴(Alexander Hamilton)에게 결투 신청을 해 1804년 7월 11일 뉴저지주 위호켄(Weehauken)에서 역사적 결투가 성사되고, 그 끝은 미국 혁명전쟁..

17. 뉴욕 센트럴파크 전투: 선출되지 않은 권력 로버트 모세스(Robert Moses)

물가도 비싸고, 모든 것에 수수료와 팁을 붙이는 뉴욕에서 아마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정말 손에 꼽을 만한 공짜 아이템이 있다면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나 그것이 뉴욕 발레(NYC Ballet)든 메트(Met)의 오페라든 뉴욕필하모닉(Nyphil) 심포니 연주든 링컨센터 공연뉴욕 링컨센터(Lincoln Center)에 공연을 보러 가면 관객들이 받게 되는 Playbill 프로그램이다. 브로드웨이와 더불어 런던도 웨스트엔드(West End) 뮤지컬이 유명하지만, 웨스트엔드 뮤지컬에는 Playbill이 없다. 공연 프로그램은 따로 사야 하는 유료 아이템인 것이다. Playbill이 그날의 공연에 대한 프로그램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보니 관객들은 극장 좌석에 앉아서 무대를 배경으로 Playbill 프로그램 ..

16. 맨하탄 한복판에 흙만 가득한 방이 있다는 걸 아시나요?: New York Earth Room

맨하탄 금싸라기 땅 한복판 멀쩡한 건물에 흙만 가득한 방이 있다는 사실을 들어본 적 있는가? 이게 무슨 사치라고 할지 모르지만, 과장이 아니라 실제 그런 흙방이 존재한다. 이 방은 이름도 "New York Earth Room (뉴욕 흙방)"이라고 부른다. 이 방은 할렘 같은 곳도 아니라 맨하탄 중에서도 명품샾과 맛집이 가득한 핫 플레이스인 소호(SOHO) 지역에 있다. "방"이라고 하면 "노래방"부터 "PC방", "비디오방", "찜질방"까지 우리나라만큼 각종 방을 사랑하는 나라가 없는데, 방이라면 경쟁도 안될 맨하탄에 우리나라에도 없는 "흙방"이 있는 것이다. 그럼 잠깐 이 흙방의 스펙을 좀 알아보자. 흙방의 바닥 면적만 3600 제곱피트(약 101평)이고, 무게가 127톤이 넘는 흙이 56센티미터..

15. 도발인가 외설인가?: Madame X의 초상화

파리 예술계에서 촉망받던 미국 화가 존 싱어 사전트(John Singer Sargent)는 프랑스의 은행가와 결혼한 미국 태생의 버지니 아베뇨 고트로( Virginie Avegno Gautreau, 1859-1915)의 초상화 한 점으로 그의 화가 커리어가 나락 갈 뻔한 위기를 겪게 된다. 사전트는 이 그림을 의뢰받고 그린 것이 아니라, 본인이 오히려 모델에게 초상화를 그려주겠다고 제안한 것이었다. 사실 제안한 정도가 아니라 모델이 되어달라고 적극적으로 설득했다고 한다. 모델인 고트로 부인은 그 당시 사교계에서 서 인지도와 인기가 높았기 때문에 사전트는 그녀를 모델로 삼아 파리 살롱전에 출품할 걸작을 만들겠다는 의도가 있었다. 1884년 사전트가 그림을 걸었을 때 비평가로부터 인정받고 더 많은 그림 의뢰..

14. 공연을 독점한 피아노: Steinway (스타인웨이)

한국에서 2019년 개봉한 영화 "그린북(Green Book)"은 실제 했던 흑인 피아노 연주자이자 작곡가였던 Don Shirley (돈 셜리) (1927 ~ 2013) (마허샬라 알리 분)와 그의 보디가드 토니 발렐롱가(비고 모텐슨 분) 간 공연 투어 중 발생하는 해프닝과 우정을 그린 로드 무비이자 버디 무비이다.돈 셜리는 재능있고 존경받는 흑인 피아니스트였지만, 1960년대는 여전히 흑인 차별이 심한 시대로 미국 남부 공연 투어 중 차별로 인한 여러 고충을 겪는다. 이 과정에서 뉴욕 브롱스(Bronx) 출신의 이탈리아계 백인이었던 토니 발렐롱가가 돈 셜리의 공연 투어 운전기사이자 보디가드로 돈 셜리의 고충을 해결해 주는 역할을 맡는다. 이 영화에서 필자가 굉장히 인상 깊게 본 장면이 스타인웨이 피아노..

13. 신선한 커피와 음식이 자판기에서: 오토맷(Automat)

미국의 대표적 화가인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1882 - 1967)는 미국의 일상적 풍경을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다만, 그의 그림은 항상 고독과 관조, 정적이 묻어난다. 화려한 색감의 재료인 유화(Oil)로 그리지만, 마치 템페라(Tempera)로 그린 듯한 가라앉은 느낌의 그림을 그린 화가이다. 음악으로 치자면 장조(Major)가 아닌 단조(Minor)의 음악색이다. 그런 그가 그린 그림 중에 "Automat (오토맷)"이라는 제목의 작품이 있다. 이미 말한 것처럼 에드워드 호퍼는 미국의 흔한 일상적 풍경을 그렸다고 했다. 그러면, Automat은 미국 일상의 흔한 풍경이었을 것이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다. 실제 그랬다. Automat (오토맷)은 미국에 맥도널드나 버거..

12. 죽어서야 사진작가로 탄생한 유모: 비비안 마이어(Vivian Maier)

2024년 9월 29일 일요일, 늘 그렇듯 아침에 눈을 뜨면 맨 먼저 핸드폰의 구글창을 열어 구글이 추천해 주는 기사나 블로그를 스캔하는 버릇대로 그날도 아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엄청난 기사 하나가 번쩍 눈에 들어왔다. 평소에 한 번은 가봐야지 하면서 미뤄왔던 스웨덴의 사진미술관인 Fotografika New York이 문을 닫는다는 것과 비비안 마이어(Vivian Maier)의 사진 전시가 그곳에서 열린다는 것이었다. 결국 Fotografika 사진미술관과 비비안 마이어(Vivian Maier)의 사진을 볼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는 의미이다. 사실 필자는 사진예술에 큰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굳이 Fotografika에 가보고 싶었던 것은 미술관 건물이 너무 멋스러웠기 때문이다...